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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돈의 주인임을 증명하는가: CBDC 식별 방식이 금융거래를 바꾸는 구조

읽는 시간 약 10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이해할 때 흔히 계좌 기반과 토큰 기반이라는 두 가지 표현을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두 방식의 차이는 단순히 디지털 화폐를 어디에 저장하는가에 있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차이는 거래가 발생했을 때 무엇을 근거로 해당 자금의 권리를 확인하는가에 있습니다.

은행 계좌에서는 특정 계정의 명의와 잔액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반면 토큰을 활용하는 구조에서는 디지털 자산에 부여된 권리와 이를 이전할 수 있는 유효성을 확인하는 방식이 중요해집니다.

따라서 CBDC의 계좌 기반과 토큰 기반 구조를 이해하려면 기술 용어보다 먼저 디지털 환경에서 화폐의 권리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계좌를 확인하는 방식과 디지털 권리를 확인하는 방식

계좌 기반 구조에서는 거래 당사자의 계좌와 잔액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일정 금액을 보내면 시스템은 A의 계좌에서 해당 금액을 차감하고 B의 계좌에 더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누가 계좌의 소유자인가
  • 해당 계좌에 얼마의 잔액이 있는가
  • 거래를 실행할 권한이 있는가
  • 거래 이후 잔액이 어떻게 변경되는가

즉, 사람 또는 기관과 연결된 계좌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토큰 기반 구조에서는 특정 디지털 단위가 유효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사용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 중심이 됩니다.

이 때문에 두 구조는 같은 CBDC를 사용하더라도 거래를 검증하는 관점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계좌 기반 구조가 기존 금융시스템과 가까운 이유

계좌 기반 방식은 현재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전자적 자금관리 시스템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용자의 신원과 계좌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거래 당사자를 확인하고 필요한 규제 절차를 적용하기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계좌 기반 구조의 특성이 중요합니다.

  1. 고객 신원 확인
  2. 거래 기록 관리
  3. 자금세탁방지 절차
  4. 금융기관의 고객관리
  5. 계좌 분실이나 접근권한 문제에 대한 복구

이러한 특성 때문에 계좌 기반 CBDC는 기존 금융서비스와 연결하기가 비교적 수월한 구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거래 과정에서 계정의 상태를 확인하고 갱신해야 하므로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거래를 처리하고 운영되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토큰 기반 구조에서 달라지는 것은 무엇인가

토큰 기반 방식에서는 계좌의 잔액 자체보다 디지털 단위에 대한 권리와 이전의 유효성이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현금과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지폐를 사용할 때 결제 시스템에 접속해 중앙기관에 계좌 잔액을 확인받은 뒤 지폐를 이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화폐를 상대방에게 넘기는 행위 자체가 거래의 핵심입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이러한 현금의 특성을 어느 정도 구현하려는 접근이 토큰 기반 설계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토큰은 복제와 위조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따라서 실제 CBDC에서 토큰 기반이라는 표현이 사용된다고 해서 단순한 디지털 파일 하나를 서로 주고받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디지털 단위가 중복 사용되지 않았는지, 거래가 유효한지, 사용 권한이 적절한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토큰 기반이라고 해서 완전한 익명은 아니다

토큰 기반 CBDC를 설명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 익명성입니다.

토큰 기반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거래가 익명으로 처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이기 때문에 각국의 금융규제와 자금세탁방지 체계가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실제 설계에서는 거래 규모와 이용 환경에 따라 개인정보를 어느 수준까지 확인하고 어떤 정보를 누구에게 공개할 것인지가 별도의 정책 문제가 됩니다.

결국 토큰 기반과 익명성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계좌 기반이라고 해서 모든 거래 정보가 모든 기관에 그대로 공개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오프라인 결제에서는 구조적 차이가 더 중요해진다

CBDC 설계에서 계좌 기반과 토큰 기반의 차이가 특히 주목받는 영역 가운데 하나가 오프라인 결제입니다.

온라인 환경에서는 거래 당사자가 시스템과 연결되어 거래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그러나 통신이 끊긴 상황에서는 문제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재난이나 통신 장애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용자가 소액 결제를 해야 한다면 중앙 시스템과 즉시 통신하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때는 단말기나 저장장치에 거래 정보를 임시로 보관하고 나중에 시스템과 연결됐을 때 검증하는 방식 등 다양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오프라인 CBDC는 단순히 토큰 기반인지 계좌 기반인지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 거래 한도, 기기 보안, 이중 사용 방지, 사후 검증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두 방식의 차이는 금융정책에도 영향을 준다

CBDC의 구현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기술적인 선택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이용자의 권리와 거래를 확인할 것인지에 따라 금융기관의 역할과 개인정보 보호 방식, 이용자의 접근 방법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가 연결됩니다.

  • 이용자 신원을 어느 수준까지 확인할 것인가
  • 거래정보를 어느 기관이 관리할 것인가
  • 오프라인 상태에서 거래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 분실이나 도난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소액거래와 고액거래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것인가

따라서 CBDC의 계좌 기반과 토큰 기반을 단순한 기술 경쟁으로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화폐에 대한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증명하고 관리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금융 인프라의 설계 문제에 가깝습니다.

실제 CBDC는 하나의 방식만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실의 CBDC 설계에서는 계좌 기반과 토큰 기반을 완전히 양분해서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앙은행이 핵심 화폐 시스템을 관리하면서 민간 금융기관이 이용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특정 상황에서는 오프라인 결제 기능을 별도로 구현하는 등 여러 기술과 운영 방식을 조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국가별 CBDC를 비교할 때는 단순히

“계좌형인가, 토큰형인가”

라는 질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음 요소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1. 화폐의 권리를 어떻게 기록하는가
  2. 이용자의 신원을 어떻게 확인하는가
  3. 거래를 어떻게 승인하는가
  4. 오프라인 상황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5. 개인정보를 어떤 수준으로 보호하는가
  6. 금융기관은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가

이러한 요소를 함께 살펴봐야 각 국가가 선택한 CBDC 구조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CBDC 설계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균형이다

CBDC는 현금의 편리성과 디지털 금융의 관리 가능성을 동시에 요구받습니다.

이용자는 빠르고 편리한 결제를 원하지만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은 금융범죄 방지와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해야 하지만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거래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도 필요합니다.

결국 CBDC 설계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기술을 무조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요구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계좌 기반과 토큰 기반 중 어느 방식이 더 우수한가요?

어느 한 방식이 모든 상황에서 우수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신원관리와 금융규제에는 계좌 기반 구조가 유리할 수 있고, 현금과 유사한 이용환경이나 특정 오프라인 기능에는 토큰 기반 접근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Q. 토큰 기반 CBDC는 익명인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토큰 기반과 익명성은 별개의 개념이며 실제 개인정보 보호 수준은 국가별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계좌 기반 CBDC는 오프라인 결제가 불가능한가요?

반드시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별도의 하드웨어나 저장기술 등을 이용해 오프라인 기능을 구현할 수 있지만 추가적인 보안 설계가 필요합니다.

Q. 두 방식을 함께 사용할 수도 있나요?

가능합니다. 실제 CBDC는 하나의 기술만 사용하는 대신 거래 목적과 이용 환경에 따라 여러 구조를 조합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화폐의 핵심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보다 ‘권리를 어떻게 증명하는가’다

CBDC에서 계좌 기반과 토큰 기반의 차이는 단순히 디지털 화폐를 저장하는 공간의 차이가 아닙니다.

핵심은 누가 화폐를 사용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그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하며, 거래가 이루어진 뒤 그 상태를 어떻게 갱신할 것인지에 있습니다.

이 차이는 개인정보 보호부터 오프라인 결제, 금융기관의 역할, 거래 검증 방식까지 CBDC의 여러 설계 요소와 연결됩니다.

따라서 앞으로 국가별 CBDC를 비교할 때도 단순히 발행 규모나 도입 시점만 살펴보기보다 각 국가가 디지털 화폐의 권리와 거래를 어떤 방식으로 설계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자료

  • 국제결제은행(BIS), Central Bank Digital Currencies: Foundational Principles and Core Features, 2020.
  • 국제결제은행(BIS), Central Bank Digital Currencies, 2018.
  • 국제통화기금(IMF), CBDC의 계좌 기반·토큰 기반 구조 관련 연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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