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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왜 CBDC를 추진하지 않는가: 디지털 달러와 민간 금융의 선택

읽는 시간 약 7분

미국의 CBDC 전략은 앞서 살펴본 국가들과 방향이 크게 다르다.

중국·인도·브라질·싱가포르가 각자의 금융환경에 맞춰 CBDC 활용 가능성을 실험해 왔다면, 미국은 CBDC를 실제로 발행할 필요가 있는지부터 검토하는 단계에 있었다.

그러나 2025년 미국 행정부는 연방기관이 CBDC를 발행하거나 추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따라서 현재 미국의 디지털화폐 전략은 CBDC보다 민간 디지털 금융과 달러 기반 디지털 자산의 발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은 왜 CBDC가 필요한지부터 달랐다

미국에서는 이미 달러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디지털화되어 있다.

은행계좌, 카드, 모바일 결제, 전자이체 등 다양한 민간 결제수단이 존재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새로운 디지털 화폐를 발행했을 때 기존 시스템보다 어떤 추가적인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됐다.

연방준비제도는 CBDC가 기존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미국 결제시스템을 실제로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를 핵심적으로 검토해 왔다.

미국의 디지털 달러는 이미 존재하는 것과 다르다

미국에서 개인이 사용하는 은행의 디지털 달러와 CBDC는 같은 것이 아니다.

은행계좌에 있는 돈은 상업은행의 부채이고, CBDC가 발행된다면 연방준비제도의 부채가 된다.

즉 화면에 표시되는 숫자가 모두 디지털이라는 점은 같지만 돈의 발행 주체와 법적 성격이 다르다.

이 차이가 미국 CBDC 논쟁의 핵심 중 하나였다.

미국이 검토했던 CBDC의 구조

연준은 과거 CBDC를 검토하면서 중앙은행이 개인에게 직접 계좌를 제공하는 방식보다는 민간 금융기관이 이용자의 계좌나 지갑을 관리하는 중개형 구조를 제시했다.

이 방식이라면 연준이 모든 개인의 결제계좌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도 중앙은행 화폐를 디지털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 논의된 CBDC는 중앙은행이 모든 소비자 금융을 직접 담당하는 모델과는 거리가 있었다.

미국은 기술도 직접 실험했다

CBDC 논의가 단순한 이론에 그쳤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Project Hamilton이다.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과 MIT가 진행한 이 연구에서는 가상의 소매형 CBDC 시스템을 구축해 대규모 거래 처리와 기술적 구조를 실험했다.

목적은 CBDC 발행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스템을 만들어 기술적 가능성과 한계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미국은 왜 방향을 바꾸었나

미국의 CBDC 논의에서는 기술보다 정책적 필요성과 정부의 역할이 더 큰 쟁점이었다.

연준은 CBDC가 도입될 경우 개인정보 보호, 금융안정, 소비자 보호, 사이버보안, 법적 권한 등의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해 왔다. 또한 의회의 명확한 법적 권한 없이는 CBDC를 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후 2025년 1월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기관의 CBDC 발행·추진·촉진이 금지되면서 미국의 정책 방향은 더욱 분명해졌다.

미국은 CBDC 대신 민간 디지털 금융을 선택하고 있다

미국의 현재 방향에서 중요한 것은 달러의 디지털화를 정부가 독점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문제다.

이미 상업은행의 디지털 예금과 다양한 민간 결제서비스가 존재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디지털 금융기술과 민간 디지털자산 시장의 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디지털 금융정책은 중앙은행이 새로운 소매형 화폐를 직접 만드는 것보다 민간 부문의 혁신과 달러 기반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다른 국가의 가장 큰 차이

지금까지 살펴본 국가들과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 중국: 중앙은행 화폐의 디지털화
  • 인도: UPI와 디지털 루피의 결합
  • 브라질: 토큰화 금융자산과 중앙은행 화폐의 연결
  • 싱가포르: 국제 금융시장과 디지털머니의 연결
  • 미국: 민간 디지털 금융을 중심으로 달러의 디지털 경쟁력을 유지

따라서 미국 CBDC를 다른 국가처럼 ‘언제 출시되는가’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현재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 CBDC의 현재 의미

현재 미국에서는 일반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연방준비제도 발행 CBDC가 없다.

과거에는 연준이 CBDC의 기술과 경제적 영향을 연구했지만, 2025년 행정명령 이후 연방정부 차원의 CBDC 추진은 금지된 상태다.

따라서 미국 사례의 핵심은 CBDC를 어떻게 발행할 것인가가 아니라 중앙은행 화폐와 민간 디지털머니 중 어떤 구조가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더 적합한가를 둘러싼 선택에 있다.

미국 CBDC가 보여주는 금융의 변화

미국은 CBDC 경쟁에 단순히 뒤처진 국가가 아니다.

오히려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달러 금융시장과 민간 결제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별도의 디지털 화폐를 추가해야 할 필요성이 다른 국가보다 낮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미국의 사례는 CBDC가 모든 국가에서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직접 발행하는 대신 민간 금융시장의 디지털화를 통해 달러의 역할을 유지하는 것 역시 하나의 디지털 금융 전략이 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미국은 CBDC를 발행했나요?

아닙니다. 현재 미국에서 일반 국민이 사용하는 연방준비제도 발행 CBDC는 없습니다.

Q. 미국은 CBDC 연구를 한 적이 있나요?

있습니다. 연준과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등은 CBDC의 기술적 가능성과 정책적 영향을 연구했으며 Project Hamilton을 통해 가상의 시스템도 실험했습니다.

Q. 미국에서 CBDC가 금지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25년 행정명령은 CBDC가 금융안정, 개인정보, 미국의 통화 주권 등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연방기관의 CBDC 발행·추진·촉진을 금지했습니다.

Q. 미국의 디지털 달러와 CBDC는 같은 것인가요?

아닙니다. 현재 사용되는 은행 예금 형태의 디지털 달러는 상업은행의 부채이며, CBDC는 연방준비제도의 부채가 되는 별도의 형태입니다.

참고자료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Money and Payments: The U.S. Dollar in the Age of Digital Transformation, 2022.
  • 미국 백악관, Executive Order 14178: Strengthening American Leadership in Digital Financial Technology, 2025.
  • 보스턴 연방준비은행·MIT, Project Hamilton Phase 1 Executive Summar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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